억울한 한인 대변 20년차 부부
"대한민국은 내 뿌리이며 얼이에요. 50년 가까이 해외에서 살았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은 늘 같습니다." 뉴욕.뉴저지주를 기반으로 하는 한인 로펌 '김앤배' 대표변호사 김봉준(59).배문경(54)씨가 업무차 3년 만에 한국을 찾아 연합뉴스와 인터뷰했다. 이민 1.5세대인 둘은 2001년 이른바 '개고기 보도' 사건으로 인연이 됐고, 2003년 결혼까지 골인한 20년 차 잉꼬부부다. 결혼 후 각자 운영하던 개인 사무실을 합쳐 김앤배를 설립했고, 미국 동부 최대의 한인 로펌으로 키워냈다. 배씨는 8살 때 가족들과 LA로 건너갔다. 이후 뉴욕의 세인트존스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1994년에 변호사가 됐다. 작은 로펌에서 파트타임 변호사로, 롱아일랜드 소재 검찰청 검사로 일하다가 1995년에 개업했다. 10살 때 홍콩으로 이주한 김씨는 사업가 아버지 어깨 너머로 경영 지식을 배웠다. 미국에서는 미시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92년에 변호사가 됐다. 보험회사에 먼저 취업했다가 2001년에 개인 사무실을 차렸다. 둘이 처음 만난 건 2001년 10월이다. 뉴욕한인변호사협회 부회장이던 배씨가 지인의 부탁을 받아 김씨에게 개업 관련 조언을 해주며 가까워졌다. 한인이 당사자인 소송의 무료 상담 등으로 배씨가 이름을 알리던 무렵이었다. 김씨는 "그해 11월 미국 공중파 방송 워너브라더스(WB)가 한인들의 개고기 식용 문제를 과장.왜곡 보도해 파장이 컸다"며 "한인이 운영하는 농장은 개고기를 취급하지 않았다. 업주를 대리해 방송사의 공식 사과를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성공보수만 받기로 하고 방송사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민 김씨가 순수하면서도 바보 같았다"며 "돈이 아니라 정의에 대한 신념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며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겠다고 확신했다"고 회상했다. 이들 부부는 증권 소송을 비롯해 상법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한인들이 연루된 사건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뉴욕 총영사관 자문 변호사 및 동포지원 법률자문단으로도 활동했다. 김씨는 "미국에서 한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호소할 곳이 별로 없다"며 "영사관이나 한인회에 연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100개의 사건을 수임한다고 보면 65개가 한인 관련 사건"이라고 말했다. 직장에서 손가락이 잘리는 등 상해를 입은 한인, 길에서 꽃을 팔다가 구속된 한인, 고등학교에서 점심때 줄서기를 두고 친구와 다투다가 징역형 위기에 처한 한인, 사내 성추행을 폭로했다가 부당해고된 우리은행 뉴욕지점 직원 등 다양하다. 2013년엔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 계약으로 손실을 본 국내 중소기업 심텍을 대리해 씨티은행을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내 화제가 됐다. 1심에서는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지만, 2015년 10월 항소심에서 소송 재개 명령을 받아냈다. 특히 김씨는 뉴저지주 정부 산하 변호사윤리징계위원장을 거쳐 2020년 11월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노우드 시의원에 당선됐다. 인구 6천 명 중 유권자 4000 명인 선거에서 1694표를 받았는데, 시의원으로서는 역대 최다 득표였다. 김씨는 향후 노우드 시장 선거에도 출마할 계획이다. 이들 부부는 코로나19로 중단한 연말 파티를 재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지역 내 정치인과 법조인, 경제인 등 300여 명이 모이는 이 파티는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열렸다. 국내 보육시설인 은평천사원에도 꾸준히 기부 중이다. 부부 한인 한인 로펌 한인 고등학교 한인 사내